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선구자로 자리 잡은 OPETH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혁신적인 음악과 독창적인 사운드로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들의 디스코그래피는 고유한 감성과 실험 정신으로 가득 차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밴드는 수많은 명곡과 역작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러나 어떤 밴드에게도 완벽한 여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OPETH도 예외는 아니며, 그들의 경력에는 아쉬움으로 남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최근 프론트맨 미카엘 오케르펠트(Mikael Åkerfeldt)는 Revolver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OPETH의 “최악의 곡”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오케르펠트는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밤에 곡을 쓰고, 낮에는 녹음을 진행했어요. 이 패턴을 반복하다 보니 정말 한계에 도달했죠. 녹음을 마쳤을 때는 완전히 녹초가 됐고, 탈진 상태에서 병이 나버렸어요. 머리카락도 색이 변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결국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그는 이어 해당 곡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며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아마도 그 곡은 제가 그 앨범을 위해 마지막으로 작업한 곡일 거예요. 그래서인지 곡을 들어보면 지친 상태에서 나온 게 티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별로라고 생각해요.”
라이브 연주와 녹음 간의 차이
비록 그 곡이 그의 기준에서 “최악”이라고 평가받았지만, 라이브 공연에서는 예상 외로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그 곡을 몇 번 라이브로 연주했는데, 놀랍게도 라이브로 연주하는 건 꽤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녹음된 곡을 들어보면 듣는 재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 두 가지 경험 사이의 괴리는 참 흥미롭죠.”
오케르펠트의 솔직한 평가는 그가 자신의 음악에 대해 얼마나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그가 OPETH의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입니다.
OPETH의 과대평가와 과소평가된 앨범
인터뷰에서 오케르펠트는 단순히 최악의 곡에 대한 언급에 그치지 않고, OPETH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된 앨범에 대한 생각도 나눴습니다. 그는 2011년에 발매된 Heritage를 과소평가된 앨범으로 꼽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글쎄요, 사실 우리 앨범들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받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Heritage가 과소평가된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당시엔 정말 많은 비난을 받았죠. 사람들이 그 앨범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팬들이 그 앨범을 사랑하게 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는 특히 이 앨범이 갖는 특별함에 대해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한테는 정말 특별한 앨범이에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와 비슷한 앨범을 다시 만들 수는 없을 겁니다. 그 앨범은 그 시기의 감정, 에너지, 그리고 음악적 실험 정신이 모두 담겨 있어요. 다시 그런 순간을 재현하기는 불가능하죠.”
블랙 메탈 팬들의 호응
흥미롭게도 Heritage는 OPETH의 기존 팬들뿐 아니라 블랙 메탈 커뮤니티에서도 주목받은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WATAIN의 에릭 다니엘손과 이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OPETH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앨범은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신기하게도 블랙 메탈 팬들 중 많은 이들이 Heritage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오랜 팬들 중 일부는 이 앨범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단순히 별로라고 생각했죠.”
밴드의 여정을 돌아보며
오케르펠트는 인터뷰 말미에 OPETH의 음악적 여정을 돌아보며 자신들의 앨범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나눴습니다.
“우리의 앨범들 중 몇몇은 과대평가된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건 팬들과 비평가들의 해석이니까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음악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그의 발언은 단순히 개인적인 평가를 넘어, 음악가로서의 진정성과 자기 성찰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OPETH의 디스코그래피는 그들의 진화와 실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며, 이러한 솔직한 이야기는 팬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 인터뷰는 OPETH 팬들뿐 아니라 음악계 전반에서도 큰 관심을 끌며, 그들의 음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