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마존 다큐멘터리 ‘존 캔디: 나는 나를 좋아해 (John Candy: I Like Me)’는 1987년 코미디 영화 ‘자동차 대소동 (Planes, Trains and Automobiles)’의 유명한 한 장면에서 제목을 가져왔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배우 콜린 행크스가 감독을 맡아, 전설적인 코미디언 존 캔디의 삶과 연기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행크스 감독은 캔디의 연기 속에 숨겨진 미묘한 감정선을 포착하며 그가 단순한 코미디언을 넘어 얼마나 위대한 배우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감독의 시선: “배우로서 영감을 주는 존재”
콜린 행크스는 존 캔디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 톰 행크스는 영화 ‘스플래쉬’에서 캔디와 함께 연기했으며, 콜린 자신도 캔디의 자녀들과 같은 대학을 다녔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번 작업은 개인적 인연을 넘어, 한 명의 팬이자 배우로서 캔디의 연기에 대한 깊은 존경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행크스는 특히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았던 ‘해결사 해리 (Who’s Harry Crumb?)’와 같은 작품에서 캔디가 보여준 “맛깔나게 어리석고 완벽한” 연기를 높이 평가하며, 그의 다큐멘터리가 단순히 유명한 작품들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캔디의 연기 속에 담긴 독특한 순간들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성공작 모음을 넘어서
‘존 캔디: 나는 나를 좋아해’는 그의 대표작들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행크스 감독은 “단순히 그의 경력과 재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위키피디아 항목 같은 결과물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캔디가 가족과 함께 찍은 홈 비디오, 불편한 질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희귀 TV 인터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심리를 조명합니다. 마틴 쇼트, 스티브 마틴, 빌 머레이 등 수많은 동료 배우들의 인터뷰는 스크린 속 그의 따뜻함이 실제 성품에서 비롯되었음을 증언하며, 캔디가 동시대의 다른 배우들과 달리 약물 과다 복용이 아닌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점을 통해 그의 다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비극으로 끝난 마지막 작품 ‘왜건스 이스트’
존 캔디의 마지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1994년, 그는 자신의 마지막 영화가 될 줄 몰랐던 코미디 ‘왜건스 이스트 (Wagons East)’ 촬영을 위해 멕시코 두랑고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서부 개척에 지친 정착민들이 다시 동부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캔디는 이들을 이끄는 술에 절어 사는 마차 책임자 제임스 할로우 역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촬영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그는 수면 중 심장마비로 4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미완성 유작의 복잡한 유산
주연 배우를 잃은 제작진은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대역 배우와 조악한 초기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 간신히 영화를 마무리했지만, 캔디의 부재는 너무나도 컸습니다. 결국 ‘왜건스 이스트’는 그의 유작임에도 불구하고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고, 로튼 토마토 지수 0%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일각에서는 캔디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마지못해 출연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동료 배우들이 기억하는 따뜻했던 현장
하지만 당시 함께 출연했던 배우 존 C. 맥긴리와 로버트 피카르도의 기억은 다릅니다. 그들은 비극이 닥치기 전 촬영 현장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회상합니다. 맥긴리는 “최고의 배우들이 모인 팀 같았다”며, “모든 배우가 존이 현장에 나타나는 것을 무척 기뻐했다”고 말했습니다. 피카르도 역시 “그는 엄청난 연기 범위를 가졌으면서도 근본적으로 사랑스러운 배우였다”며 그와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뻤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증언은 영화의 실패와는 별개로, 존 캔디가 마지막 순간까지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따뜻한 사람이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