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가 그려낸 엑스맨의 대담한 10년 후 미래, ‘계시의 시대(Age of Revelation)’가 제드 맥케이와 라이언 스테그먼의 ‘엑스맨: 계시의 시대 피날레 #1’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오는 1월 현재 시점으로 복귀하는 엑스맨은 예전과 같은 팀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에 대한 모든 지식을 짊어진 채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엑스맨의 다음 챕터인 ‘내일의 그림자(Shadows of Tomorrow)’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마블은 이미 2026년 3월에 발매될 표지들을 공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라인업에는 ‘언캐니 엑스맨’의 기념비적인 이슈와 마블 라이벌즈의 ‘갈락타(Galacta)’가 마블 유니버스에 데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목이 쏠린다. 3월은 엑스맨 라인업 전반에 걸쳐 굵직한 챕터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게일 시몬과 데이비드 마르케즈의 ‘언캐니 엑스맨’, 살라딘 아메드와 마틴 코콜로의 ‘울버린’, 그리고 제드 맥케이와 네토 디아즈의 ‘엑스맨’ 등 기존 인기 시리즈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새로운 정규 시리즈의 물결도 거세다. 조디 하우저의 ‘제너레이션 X-23’, 벤자민 퍼시의 ‘웨이드 윌슨: 데드풀’, 그리고 팀 실리의 ‘인글로리어스 엑스포스’ 등이 3월 라인업에 합류한다. 엑스 바이러스와 자유 의지의 상실로 점철된 암울한 미래, 그리고 그 원흉이 동료 중 한 명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엑스맨들은 이제 예고된 파국을 막기 위해 필사적인 사투를 벌여야 한다. 새로운 동맹과 위협, 그리고 전면에 나서는 다음 세대까지, 뮤턴트 종족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확장되는 뮤턴트 세계관과 주목할 만한 신작 라인업
기존 시리즈 외에도 뮤턴트 신화를 확장하는 작품들이 계속된다. 무레와 아요델레의 ‘스톰: 지구 최강의 뮤턴트’, 애슐리 앨런의 ‘매직 & 콜로서스’가 그 예다. 또한 알렉스 파크나델의 ‘사이클롭스’와 에리카 슐츠의 ‘로그’ 등 솔로 스포트라이트 타이틀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3월의 하이라이트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두 개의 대형 신작이다. 이브 L. 유잉과 티아고 팔만이 이끄는 새로운 간판 타이틀 ‘엑스맨 유나이티드 #1’, 그리고 대니 문스타의 사상 첫 솔로 시리즈인 ‘문스타 #1’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라이언 스테그먼이 주도하는 예술적 쇼케이스인 ‘엑스맨 애뉴얼 #1’과 루치아노 베키오의 호평받은 인피니티 코믹스를 인쇄판으로 옮긴 ‘아이스맨: 오메가 #1’이 더해지며 라인업의 깊이를 더했다.
매직: 더 개더링, ‘마블 슈퍼 히어로즈’ 세트와 닥터 둠의 기상천외한 등장
코믹스 원작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가운데, 게임 업계에서도 마블의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 타노스의 명대사처럼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이, 2026년 여름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의 새로운 크로스오버 세트가 찾아온다. 지난번 출시된 ‘스파이더맨’ 세트가 다소 빈약한 구성으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기에, 마블과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는 이번 2차전에서 확실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는 내년 여름 발매될 ‘마블 슈퍼 히어로즈’ 세트의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스파이더맨 세계관에 국한되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세트는 마블 코믹스 유니버스 전체를 무대로 삼는다. 이는 스파이더맨 관련 캐릭터의 반복으로 인한 단조로움을 해소하고, 마법 사용자가 즐비한 마블 세계관의 특성을 살려 훨씬 다양한 카드 아키타입과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세트에서는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클래식 코믹’ 커버 아트와 만화책 형식을 차용한 ‘패널 카드’, 그리고 과거의 매직 카드를 마블의 고전 아트워크로 재해석한 ‘소스 머티리얼’ 보너스 시트가 돌아온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가 보여준 유쾌한 선택이다. ‘하우스 오브 엠’의 스칼렛 위치가 그려진 ‘카오스 워프(Chaos Warp)’나 타노스의 핑거 스냅이 담긴 ‘멸종 사건(Extinction Event)’ 등은 팬들이라면 무릎을 칠 만한 적절한 배정이다.
팬심을 자극하는 ‘밈(Meme)’의 활용과 기대감
공개된 정보 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단연 닥터 둠이 그려진 ‘탐욕의 뿔(Horn of Greed)’ 카드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재판되는 이 카드의 삽화로 마블 코믹스 역사상 가장 우스꽝스럽기로 유명한 장면이 채택되었다. 바로 1981년 ‘스파이디 슈퍼 스토리즈 #53’에서 닥터 둠이 바다 괴물을 소환하기 위해 나팔을 부는, 소위 ‘투트(Toot)’ 장면이다.
단순한 카드 드로우 기능에 거대 괴물 소환이라는 설정을 입힌 것이 다소 맥이 빠질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과감한 밈(Meme)의 차용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가 이번 세트의 테마성을 강화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보여준다. “영웅적으로 개입하는 것 외에 슈퍼히어로가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농담처럼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 ‘영웅적 개입(Heroic Intervention)’ 카드 역시 위트가 넘친다. 스파이더맨 세트에서 실망했던 매직 플레이어들에게, 이번 ‘마블 슈퍼 히어로즈’는 방대한 세계관과 유머 감각을 무기로 긍정적인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